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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야기(2)-05년12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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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있어 그림 그리는 과정은 처음의 구상이 끝까지 계획대로 이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그림이 되어지는 과정에서 여러 채널을 통해 생각이 이어지고 계획이 수정되고 때로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도 하면서 몰입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몰입의 순간은 제 삶의 가장 예민한 촉수로 드리는 간절한 기도의 시간이 되리라 믿습니다. 그 시간을 통해 내 삶의 무게가 털어지고, 아픔은 치유되고, 푯대를 향해 달음질치는 은혜가 넘치기 때문입니다.
이 그림의 경우도 그러한 과정을 거치며 끝까지 놓치지 말고 붙들어야 할 것을 ‘자라나는 달’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구하고 찾는 것은 달이 이미 그 자리에 위치해 있는 것처럼 이미 자신에게 주워져 있고, 그것은 사라지지도 않으며 변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우리의 눈이 욕심으로 가려져 볼 수 없고 지나치기 쉬운 것이 아닐까요?
지금 자신이 서 있는 자리와 그리워하는 저편 자리, 그 사이 모호함 가운데에서 요동치며 지난 상처들을 들춰내고 통증이 도지기도 합니다. 무한하신 하나님을 나의 눈먼 욕심의 끝자락에 묶어둔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나서야만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하며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 되심을 신뢰하게 됩니다. 그 순간 인도자이시며 공급자이시며 보호자이신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따뜻한 음성으로 저를 불러 쉴만한 물가에서, 물댄 동산에서 쉬게 하십니다. 하나님이 하나님 되심만으로 저의 삶에 ‘긍정’이 되살아나고 더욱 명료한 소망으로 자리매김하게 하십니다. 이러한 과정의 반복을 통해 내성이 둔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공이 쌓여 더 큰 또 하나의 소망이, 달이 차오르듯, 내 안에 차오르기를 간절히 간절히 소망하는 것입니다.
김용희 2005.1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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